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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ALI, AGAIN
04. 2024

 


 

2020년 한국을 떠났던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까날리(CANALI)가 패션기업 신원(SHINWON)과 손잡고 돌아왔다. 서울을 찾은 스테파노 까날리(Stefano Canali) CEO를 포춘룸에서 만났다. 

팬데믹 이후 고금리와 경기 침체. 럭셔리 시장도 무풍지대는 아니었다. 국내 럭셔리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에르메스와 디올 이외 대부분의 럭셔리 브랜드가 역성장한 것으로 안다”며 국내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그런 지금, 90년 전통의 이탈리아 의류 브랜드 ‘까날리(CANALI)’가 다시 한국에 왔다.  

까날리는 2015년 한국에서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국내 패션업계의 전반적인 불황에 2020년 철수했다. 1934년 창업해 3대째 이어져 오며 ‘100% 메이드 인 이탈리아’ 로 품질과 함께 명성을 쌓아 온 까날리로선 자존심이 상할 만한 일. 

까날리는 다시 한국을 찾으면서 신원의 손을 잡았다. 

신원은 지난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국내 1세대 패션 기업이지만, 전체 매출에서 내수 부문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적다. 미국 패션 브랜드에서 옷을 주문하면 위탁생산(OEM)해 수출하는 부문의 비중이 지난해 기준 77.7%였다. 

게다가 그간 신원에서 위탁생산해 온 이탈리아 브랜드 ‘브리오니’가 한국 시장에 직접 진출하기로 하면서 매출에 빈자리가 생겼다. 내수 부문을 맡고 있는 박정빈 신원그룹 부회장으로선 소비자와 유통망을 설득할 수 있는 브랜드로 유통 채널을 강화해야 했을 터. 한국 시장에서 ‘부활’을 준비하던 까날리가 적격이었다.

지난 3월 서울을 찾은 까날리 최고경영자(CEO), 스테파노 까날리 회장은 “브랜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일관성’과 ‘정체성’”이라며 “이 두 가지를 가진 브랜드는 하늘이 무너져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석한 박 부회장은 “한국 시장의 현실을 이야기하다 보니 낮엔 서로 정색하며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고 했다. 

 

 


Q 2024 SS 콘셉트로 ‘이너 뷰티(Inner beauty)’를 잡았습니다. 어떤 뜻입니까?

우리의 창업 가치 중 하나이면서 매일 실천하는 가치가 ‘GENTLENESS(친절)’입니다. 지구, 사람에 대한 존중과 책임감에서 나오는 거죠. 부모님과 친척들은 제게 까날리의 구성원에게 힘을 실어주고 친절하게 대하라고 가르쳤습니다. 평소에 제가 늘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이라는 걸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Q 브랜딩 차원에서 설명해 주신다면.

요즘 올드머니, 뉴머니라는 말이 유행인데, 사실 저희는 돈의 출처가 어디든, 아무리 최근에 부자가 된 고객이라도 저희는 특정 고객을 대상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구분을 두지 않습니다. 

다만 자신을 과시하지 않으면서도 매우 미묘하고 개인적인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싶어하는 우리 팬(고객)들에게 우리는 소재와 제작, 장인 정신에 관한 한 콘텐츠(예를 들어, 현대적으로 만드는 패션트위스트 등) 를 계속 선보이고 있습니다.  

Q 까날리는 최고급 ‘메이드 인 이탈리아’ 의류 생산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습니다. ‘메이드 인 이탈리아’는 브랜드의 정체성에 어떻게 기여한다고 생각하나요?

 



설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까날리는 자사 브랜드의 모든 제품을 이탈리아에서 자체 소유 시설 또는 이탈리아에 기반을 둔 제3자 시설을 통해서만 생산해 왔습니다. 이탈리아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것은 우리의 유산이기 때문입니다. 이탈리아는 품질과 스타일, 장인 정신 등을 상징하고 있죠.

여기에 더해 까날리는 우리 스스로 환경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 평가하고 이를 관리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측정할 수 없는 건 관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제품을 생산해서 판매하는 모든 활동에서 탄소 발자국, 생태 독성, 물 소비량 등 유럽연합이 정한 16가지 지표를 측정하고 관리하고 있어요.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도 제품의 내구성은 뛰어나고 이탈리아의 주요 생산시설은 지속 가능하도록 만들었죠. 이를 바탕으로 고품질의 재료와 원단, 장인정신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Q 까날리는 공급망의 단축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들었습니다. 

우리의 공급망은 이탈리아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매우 짧고, 매우 통합되어 있습니다. 제품은 100% 이탈리아에서 제작되므로 탄소 배출량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밀라노 본사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비엘라에 있는 양모 공장에서 원단을 공급받습니다. 그런 다음 롬바르디아, 마르케, 어브루초 등 이탈리아의 여러 지역에서 모든 제품을 제조하죠. 

Q ‘클래식’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으시던데요.  

낡고 오래된 것을 연상하는 경우가 많으니 그 용어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 않을 뿐입니다.(웃음) 전 클래식이란 표현보다는 ON-GOING이란 표현을 더 좋아합니다. 우리가 방금 먹은 스테이크를 예로 들면 고기의 품질과 가치는 변치 말아야겠죠. 하지만 요리하는 방법과 레시피는 시간이 흐르면서 변화가 있을 수 있습니다. 

Q 전통과 변화 사이에서 균형이 중요하겠네요. 

소재와 테일러링이 헤리티지, 정통성이라면 새로운 매장 콘셉트, 비주얼 아이덴티티, 웹사이트와 같은 점진적 변화도 필요하죠. 하지만 많은 럭셔리 브랜드가 새로운 고객들을 타깃으로 정통성과는 무관한 시도를 하다 기존 고객을 잃기도 했습니다. 일관성은 신뢰와 직결됩니다. 정체성과 일관성은 브랜드, 사람 모두에게 중요합니다. 아니면 고객은 떠나고 시장에서 도태되죠. 

Q 이제 한국 시장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요. 다시, 까날리가 신원을 통해 한국에 돌아온 배경이 궁금합니다. 

저희는 한국 시장에 매우 큰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연한 기회에 그 생각을 서로 공유하게 됐습니다. 결국 타이밍이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극복해야 할 몇 가지 과제가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훌륭한 전략을 갖고 있고 한국 고객들을 사로잡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Q 어려운 시장 환경으로 인한 우려도 있습니다. 

과거에는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측면이 있습니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다양한 전략들을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단순히 2년 내 매장 30개를 오픈하는 식의 성장이 아니라 수익성을 확보한 매장을 단계별로 늘려가고 싶어요. 시간이 필요하죠. 결국 (파트너인 신원과 함께) 멋진 결혼 생활이 될 거라 확신합니다. 

신원은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아주 좋은 파트너이고, 시장의 니즈가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기발한 생각과 양질의 콘텐츠, 패션감각을 가지고 있어요. 게다가 앞서 강조한 일관성, 정통성과 변화, 새로움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시장의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것입니다.

Q 매장을 가지 않고 디지털로 브랜드와 제품을 경험하고 소비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습니다. 까날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어떻게 전달할 계획인가요? 

소셜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할 생각입니다. 오프라인 매장을 보완할 수 있으니까요. 이너 뷰티(#innerbeauty)의 커뮤니케이션 캠페인이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될 것 같습니다. 제품을 통해, 제품을 착용한 모델의 태도를 통해 우리만의 가치를 전달하고, 소비자들이 브랜드와 우리의 가치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장에서 까날리의 가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오프라인 매장을 효과적으로 운영하려고 합니다. 나이와 상관없이 경험이 중요해요. 브랜드를 온전히 경험하고 싶다면 직접 입어봐야 합니다. 지금의 대화도 마찬가지예요. 직접 대면하는 것은 매우 가치가 있는 일이죠.  

질감이 좋은 원단과 편안함은 우리 고객이라면 누구나 알겠지만, 재킷이나 수트의 품질도 직접 입어봐야만 인지하고 느낄 수 있습니다. 전 원단과 바느질과 안감의 중요성 등에 대해 몇 시간이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직접 입어보고 느끼는 게 가장 효율적이라 생각해요.